미국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속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대체적으로 잘 웃고 앞에서는 나이스 하게(친절하게) 사람을 대한다.
여기서 사는 한국분들이 가끔 지나치게 개인적인 질문에다 남의 집 숟가락 갯수까지 알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어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거리를 많이 두는 편이라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.
며칠 전 갑자기 전기관련 일 때문에 찾아온 젋은 청년이 친절하게 이것저것을 설명해 주는데, 그가 쓰고 있는 마스크를 보니 일회용에 여러번 사용한 것이 티가 날 만큼 더러워 보여서 집에 여유가 있는 마스크를 비닐에 담아 선물로 주었다.
(가장 저렴한 일회용 마스크도 약국-cvs에서 1불 70센트 정도에 팔고 있다.)
고맙다는 말을 여러번 하면서 가져가서 작은 것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.
남편 퇴근 후 아이키아(IKEA) 쇼핑을 가자고 함께 집을 나서는데 집 앞 잔디에 그 사람이 쓰고 있던 더러운 마스크가 버려져있었다.
쓰던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내가 주었던 마스크 하나를 쓰고 간 듯.
남편과 나는 어이없어 하며 웃다가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.
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이 한 행동이나 말 때문에 어떤 한 인종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 살면서 만나는 특정 사람들에게 이런 식의 일을 겪고, 겪었던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점점 편견이나 나쁜 인식들이 생기는 것 같아 안타깝다.
타주에서 열심히 워킹맘으로 일하며 살고 있는 친구는 항상 일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제대로 일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여러 번 했었다.
나도 나의 작은 행동이 미국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한국 혹은 동양인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살아야겠다.
* 한국에서 동생이 보낸 마스크가 EMS를 통해 도착했다. 배달사고도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고 걱정을 했는데 일주일만에 큰 문제없이 잘 왔다. 직계가족에게 보낼 수 있는 최대치는 나에게, 필터를 넣고 쓸 수 있는 면과 일회용 마스크는 남편에게 와서 당분간은 마스크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을 것 같다.
부모님 그리고 동생 찬스 너무 자주 쓰면 안되는데 코로나로 힘들다고 생활비 보내주시고, 마스크까지 감사할 따름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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